안녕하세요. 오늘도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자마자 소매를 걷어 올리며 하소연하시는 환자분을 뵈었습니다. 팔과 다리 곳곳에 손톱자국과 붉은 흉터가 가득한 모습을 보면 제 마음도 함께 쓰라려옵니다. "선생님, 밤만 되면 온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아요. 효자손으로 벅벅 긁어도 시원하질 않고, 피가 날 때까지 긁어야 겨우 잠이 듭니다. 차라리 아픈 게 낫지, 이 가려움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하네요."라고 말씀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환자분들. 신부전 환자에게 가려움증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삶의 질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고통입니다. 오늘은 이론적인 이야기는 잠시 내려놓고, 제가 상담실에서 환자분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찾아낸 '진짜 가려움증 해결법'에 대해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내 피가 보내는 비명, 가려움증 뒤에 숨은 '인의 공포'를 직시하세요
환자분들이 가려울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연고나 알레르기 약입니다. 하지만 신부전 환자의 가려움은 겉이 아니라 '속'에서 시작됩니다. 범인은 바로 혈액 속에 넘쳐나는 '인(P)'입니다. 신장이 인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넘쳐나는 인이 칼슘과 결합해 피부 아래 미세한 결정체를 만듭니다. 이 날카로운 결정들이 안쪽에서 피부를 콕콕 찌르니, 아무리 겉을 긁어도 시원할 리가 없죠. 제가 상담실에서 "가려움증은 지금 내 피가 너무 탁해졌다는 몸의 비명입니다"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연고를 바르기 전에 어제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식단 일기를 먼저 펼쳐보셔야 합니다.
특히 "나는 고기도 안 먹는데 왜 인 수치가 높지?"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부엌을 들여다보면 범인은 의외의 곳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 가공식품 속에 든 '인산염'입니다. 햄 한 조각, 어묵 한 알, 심지어 우리가 흔히 마시는 믹스커피와 콜라 속에는 천연 식재료보다 훨씬 독한 '인'이 들어있습니다. 이들은 몸에 들어오는 족족 혈액으로 흡수되어 여러분의 밤잠을 뺏어갑니다. 가려움증으로 밤을 지새우고 계신다면, 오늘부터 가공식품과 완전히 작별해 보세요. 입은 조금 심심할지 몰라도, 피부가 먼저 평온을 찾기 시작할 것입니다. 식단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숙면을 선물하는 일입니다.
상담실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평소 좋아하시던 콜라와 소시지를 끊고 보름 만에 가려움증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제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선생님, 긁지 않고 잠드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어요"라고 웃으시던 그 표정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냉장고를 열어 가공식품의 성분표를 확인해 보세요. '산도조절제'나 '인산'이라는 글자가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피부를 괴롭히는 주범입니다. 내 몸을 아끼는 마음으로 그 음식들을 밀어내는 용기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피부의 방어막이 무너질 때, 영양사가 권하는 '진짜 보습'의 기술
식단으로 속을 다스렸다면, 이제 거칠어진 겉을 돌볼 차례입니다. 신부전 환자의 피부는 요독 때문에 수분을 머금는 능력을 잃어버려 극도로 건조합니다. "가려우면 씻어야지" 하며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는 피부의 남은 기름기까지 앗아가 가려움을 폭발시키는 행동입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샤워는 10분 이내로, 물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정도로만 하세요"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그리고 수건으로 몸을 비벼 닦지 말고, 톡톡 두드려 물기만 살짝 걷어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3분 이내 보습'입니다. 욕실 문을 열기 전에 이미 피부는 수분을 뺏기기 시작합니다. 물기가 살짝 남아 있을 때 인공 향료가 없는 순한 보습제를 온몸에 듬뿍 바르세요. 저는 환자분들에게 고가의 기능성 크림보다는 아기들이 쓰는 '무자극 로션'을 여러 번 덧바르라고 권합니다. 피부에 보호막을 씌워주는 것만으로도 외부 자극에 의한 가려움은 상당 부분 줄어듭니다. 가려운 부위를 긁는 대신 시원한 보습제를 덧바르며 "조금만 참자, 곧 괜찮아질 거야"라고 내 피부를 다독여 주세요.
또한 옷의 소재도 중요합니다. 거친 니트나 합성 섬유는 피부를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집에서는 무조건 면 100%의 헐렁한 옷을 입으시고, 침구류도 자주 세탁해 청결을 유지하세요. 작은 차이지만 이런 생활 습관 하나하나가 모여 여러분의 피부를 보호하는 단단한 성벽이 됩니다. 가려움증 관리는 거창한 치료가 아닙니다. 매일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보습제를 바르고 부드러운 옷을 입는 그 소박한 행동들이 여러분의 밤을 지켜줄 것입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앞에서, 영양사가 제안하는 '마음의 온도' 조절법
마지막으로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스트레스 관리입니다. 우리 뇌와 피부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려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 자체가 가려움을 유발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뿜어내게 하죠. 저는 환자분들께 가려움이 몰려올 때 차가운 물수건으로 해당 부위를 잠시 눌러주며 심호흡을 하라고 권합니다. 얼음 팩을 수건에 감싸서 대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뇌에 '가려움' 대신 '차가움'이라는 신호를 보내 잠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죠.
상담실에서 한 환자분은 가려움이 올 때마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듣거나 뜨개질에 집중하며 그 고비를 넘기신다고 했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가려움의 강도는 낮아집니다. "이 병은 왜 나만 이렇게 괴롭힐까"라는 원망보다는, "오늘 인 관리를 잘했으니 내일은 더 나아질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신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신장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우리가 하는 식단 관리는 고통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가려움 때문에 피가 나도록 긁고 난 뒤, 거울 속의 상처 입은 내 모습을 보며 자책하지 마세요. 그만큼 여러분이 힘들었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저염, 저인 식단을 한 끼 더 챙기고, 보습제를 한 번 더 바르는 그 노력이 모여 여러분의 피부는 조금씩 투명하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임상영양사인 저도 여러분이 긁지 않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안을 찾겠습니다. 힘내세요,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부전 환자들이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느끼지 않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심리적 영양 관리'에 대해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