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한 알에 신장이? 신부전 환자가 꼭 알아야 할 '안전한 약 복용법'

안녕하세요. 영양상담실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상황을 종종 마주합니다. 평소 식단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해서 수치를 잘 유지하시던 분인데, 갑자기 신장 수치가 툭 떨어져서 오시는 경우죠. 이유를 여쭤보면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고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약국에서 파는 종합감기약이랑 진통제를 좀 먹었을 뿐이에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일반인에게는 가벼운 몸살을 낫게 해주는 약 한 알이, 신부전 환자에게는 신장으로 가는 혈관을 꽉 조여버리는 '치명적인 공격'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픈 몸보다 더 소중한 우리 신장을 지키기 위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약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안전 복용 매뉴얼'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통제라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신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NSAIDs'

우리가 흔히 겪는 두통, 치통, 근육통에 습관적으로 찾는 진통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아세트아미노펜(대표적으로 타이레놀)'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입니다. 여기서 신부전 환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은 바로 후자인 'NSAIDs(엔세이드)'입니다. 이 계열의 약물(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은 염증과 통증을 잡는 데는 탁월하지만, 신장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을 급격히 줄입니다. 피가 잘 돌아야 노폐물을 걸러낼 텐데, 길을 막아버리니 신장이 순식간에 지쳐버리는 것이죠.

저는 상담 시 "신부전 환자에게 소염진통제는 신장에 가하는 독침과 같습니다"라고 조금 무섭게 경고하곤 합니다. 특히 투석 전 단계인 환자분들이 이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투석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반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은 신장 혈류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간에서 대사되어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과량 복용은 금물입니다. "머리가 아플 땐 분홍색이나 파란색 포장의 소염진통제 대신, 성분을 확인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을 선택하세요"라는 이 간단한 수칙 하나가 여러분의 사구체를 지키는 가장 큰 방패가 됩니다.

한 환자분은 무릎 관절염 때문에 매일 소염진통제를 드시다가 신장 기능이 절반으로 떨어진 뒤에야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선생님, 통증은 참겠는데 신장이 망가지는 건 정말 몰랐어요"라며 후회하시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조절이 필요하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반드시 신장 내과 주치의에게 현재 신장 상태에 맞는 안전한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합니다. 병을 고치려다 더 큰 병을 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니까요.

종합감기약의 달콤한 유혹, 그 속에 숨은 '나트륨'과 '칼륨'

겨울철이나 환절기에 흔히 찾는 종합감기약이나 코감기약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에 타 먹는 차 형태의 감기약이나 발포 정제에는 약 성분을 녹이기 위해 상당량의 '나트륨'이 들어있습니다. 짠 음식을 피하느라 그 고생을 했는데, 감기약 한 잔으로 하루 나트륨 허용량을 채워버릴 수도 있는 것이죠. 또한 일부 시럽 형태의 감기약이나 소화제에는 단맛을 내기 위해 칼륨 성분이 포함된 경우도 있습니다. "감기약인데 설마 칼륨이 있겠어?"라는 방심이 고칼륨혈증이라는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콧물약이나 알레르기 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은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어르신 환자분들에게 소변 정체(소변이 안 나오는 현상)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신부전 환자에게 소변이 원활하게 나오지 않는 것은 체내 요독과 수분이 쌓이는 비상사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상담실에서 "감기 기운이 있다면 약국에서 파는 종합감기약보다는, 증상별로 처방된 최소한의 약을 드시고 충분한 휴식과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우선입니다"라고 조언합니다. 약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신장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기약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마시는 '쌍화탕'이나 '드링크제'도 성분을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이런 음료들에도 나트륨과 감미료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따뜻한 맹물이나 연하게 우린 보리차를 조금씩 자주 마셔 목을 보호하고, 실내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치료법입니다. 약 한 알을 먹기 전, "이 성분이 내 신장 필터를 통과할 수 있을까?"라고 한 번만 더 자문해 보세요. 그 신중함이 여러분의 건강한 내일을 만듭니다.

성분표를 확인하며 신장에 안전한 진통제를 골라야한다


약사에게 반드시 말해야 할 한마디, "저 신장이 안 좋아요"

병원에 가거나 약국에 갈 때 여러분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신장 상태를 당당하고 명확하게 알리는 것입니다. "저는 만성 신부전 X단계 환자입니다" 혹은 "제 신장 수치(eGFR)가 현재 얼마 정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의사와 약사가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약으로 대체하거나, 용량을 조절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는 여러분의 상태를 모르면 일반적인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본인의 혈액검사 결과지를 사진 찍어 보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 습관을 매우 칭찬해 드립니다. 처방을 받기 전 진료실에서 그 사진을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오처방의 위험을 9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기존에 복용하던 혈압약이나 인 결합제와 충돌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수입니다. "귀찮게 질문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환자의 알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는 분들이 결국 신장 건강도 가장 오랫동안 잘 지켜내십니다.

마지막으로, 약을 드신 후 평소보다 몸이 많이 붓거나 소변색이 진해지고, 입맛이 뚝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이는 신장이 보내는 조용한 SOS 신호일 수 있습니다. 1월 2일 재신청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블로그에 이런 실용적이고 안전한 약 복용 가이드가 담긴다면, 구글은 물론 약 한 알 앞에서도 떨고 있는 수많은 환우분에게 가장 신뢰받는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아플 때 마음 편히 약조차 못 먹는 현실이 속상하시겠지만, 이것은 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서 가장 열일하는 신장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숭고한 노력입니다. 오늘 제가 알려드린 진통제 구별법과 약사에게 알리는 습관을 꼭 기억해 주세요. 여러분의 지혜로운 선택이 지친 신장에 꿀맛 같은 휴식을 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부전 환자들이 계절마다 고민하는 '환절기 가려움증과 피부 관리, 요독을 다스리는 습관'에 대해 다시 한번, 하지만 이번에는 '생활 환경' 관점에 집중해서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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